반복적인 일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자막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어요.
문화 콘텐츠 번역 기술기업 보이스루는 콘텐츠 번역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수많은 구성원과 외부 프리랜서 작업자들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상 콘텐츠들의 원어 자막 퀄리티를 책임지고 계신 구성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보이스루 자막싱크QM 김민정입니다. 회사 밖에서는 자막퀄리티매니저(Subtitle Quality Manager)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
저는 영상 번역 자막의 기초가 되는 원어 자막의 퀄리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보이스루에서 일한 지 4개월 되어갑니다.
영상 싱크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 보이스루 영상 싱크 퀄리티 매니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제가 하는 일을 건축에 비유하면 건축물을 쌓아 올리기 전에 기초를 튼튼하게 만드는 일과 비슷해요.
한국어로 된 영상에 다른 언어 자막을 붙이는 과정을 예로 들어볼게요. 번역 자막을 만들려면 한글로 된 자막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좋은 번역 자막을 만들려면 그냥 한글 자막이 아니라 양질의 한글 자막이 필요해요.
한글 자막을 대충 만들게 되면 영상에서는 사람이 말을 하는데 자막이 등장하지 않거나, 말한 내용과는 다르게 번역된 자막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질의 한글 자막이 만들어지도록 그 퀄리티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막이 등장하도록 자막 타임코드(Time Code)를 관리하고 가독성 좋은 자막을 만들 수 있도록 오탈자 등을 관리합니다.
이외에도 좋은 기초 자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까다로운 조건들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한영 번역을 예로 들었지만 보이스루는 원어가 한글인 자막 이외에도 영어나 일본어인 자막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일을 통틀어서 원어 자막의 싱크 퀄리티를 관리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막싱크 퀄리티 매니저 업무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 길로 들어선 건 아주 우연이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하루빨리 책이 나오길 꿈꾸며 하루에 여덟 시간 넘게 글만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책을 쓰는 기간이 길어지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프리랜서 채용 공고를 발견했고, 면접을 본 날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영상 번역 자막 업무의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했어요.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한글 자막을 만들고 다국어로 번역해서 감수하고 납품하는 일을 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아서 자막 번역 과정 전체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반복적인 일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자막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어요.
책처럼 구조와 형식이 있는데, 텍스트가 화면에 출력되는 시간을 설정해서 글이 흘러가도록 하니까요.
게다가 자막은 출력될 수 있는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책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전달해야 할 정보만 담고 있어요.
또한, 외국인들은 자막으로 영상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영상을 가리고 자막만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장면이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아야 하고요.
어떻게 보면 꽤 까다로운 일이지만 저에게는 가벼운 창작으로 느껴졌어요. 긴 시간 공을 들여 책 한 권이 나올까 말까 하는 일과 대비되어 보였거든요.
제가 만든 자막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이 묘했어요. 노력의 결과물이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게 신기했습니다.
새롭게 자막이 만들어질 때마다 글 한 편을 낸 것 같은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책과 비교하면서 좋은 자막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고요.
저는 그렇게 자막을 만드는 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싱크 퀄리티 때문에 꽤 고민하던 날들이었습니다. 한글 자막에 번역을 입히면 싱크가 틀어지는 현상이 가끔 발생했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니 다양한 언어를 아우를 수 있는, 출력 시간이 적절한 원어 자막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적절한 수준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자막 길이를 짧게도 해보고 길게도 해보고 번역 이후에 싱크를 맞춰보기도 했어요.
그런 시간이 쌓이자 고민하던 것들을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보고 싶었고, 마침 자막의 싱크 퀄리티를 관리해줄 사람을 찾고 있던 보이스루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자막싱크QM이라는 내부 담당자도 있고 영상 싱크를 작업하는 외부 프리랜서도 있는데 각 업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간략하게 설명하면 내부 담당자는 어떤 자막을 만들지를 기획하고, 외부 프리랜서는 그것을 실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자막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게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자막싱크QM은 좋은 자막이 무엇인지 보이스루의 입장에서 고민합니다.
그리고 좋은 자막의 기준을 만든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작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교육합니다.
이 모든 일은 결국 보이스루가 만드는 모든 자막이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지도록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프리랜서 작업자들은 직접 자막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작업자는 영상에 나오는 음성이나 화면 텍스트를 자막 안에 타이핑한 뒤, 자막의 출력 타이밍을 맞춥니다.
이때 프리랜서 작업자는 좋은 자막이 만들어지도록 자막싱크QM이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막을 만들게 됩니다.
업무의 차이는 있지만 저와 프리랜서 작업자들은 좋은 자막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영상 싱크 프리랜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자격요건이 필요한지도 궁금해요.
프리랜서 번역가 작업 플랫폼인 토투스(totus)에서 영상 타이핑/싱크 프리랜서로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테스트를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타이핑/싱크 테스트는 제시된 영상을 보고 보이스루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어 자막을 만들 수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자막에 대사와 화면 텍스트를 타이핑하고 자막 싱크를 맞춘 후 제출하면 됩니다.
타이핑/싱크 프리랜서가 되면 토투스 에디터 링크로 접속하여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PC나 노트북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좋은 자막의 요건을 담고 있는 만큼, 이를 온전히 반영하여 자막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꼼꼼하신 분, 말을 의미 단위로 적절하게 묶을 수 있는 센스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환영합니다.
https://totus.pro/opportunity
보이스루 면접 경험과 아직 얼마되지 않았지만 근무 경험이 어떠신지 궁금해요.
‘보이스루 면접’하면 새해 첫째 주, 눈이 내리던 면접 날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면접은 바깥 날씨와는 다른 온도였던 것 같아요.
첫 번째 질문이 이거였어요. “혹시 보이스루나 자막싱크QM 업무에 대해 궁금하신 게 있나요?” 정말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어요.
질문하라는 질문은 면접 마지막에 받을 줄 알았거든요. 그 뒤로도 질문과 답변 형식의 면접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한 사람은 처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면접이었어요.
면접이 진행될수록 이곳에서 일하면 나도 회사도 둘 다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건물 난방이 강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덕분에 제 기억에는 열정적인(?) 면접으로 남아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는 동료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는데,
유능한 동료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후 보이스루에 입사해보니 정말 그랬어요. 동료들을 보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멋진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동료들을 볼 때 그랬어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어느새 여기저기서 나타나시더라고요.
그런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 분위기도 굉장히 훈훈해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논의하고,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모두가 협력하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가 개인도 회사도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 같습니다.
보이스루에 합류하신 후, 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 오고 계신가요?
저는 보이스루에 합류한 이후로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그것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일에 집중해왔어요.
제가 합류하기 전에도 보이스루에는 자막에 대한 기준이 있었습니다. 다만 깊숙이 내재화되어있어서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준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는 그 기준을 찾아낸 다음 제가 연구했던 좋은 자막의 요건을 더하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자막 제작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어요. 지금은 이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나 프리랜서 작업자들,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보이스루만의 기준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 소통의 시작이자 좋은 자막을 만드는 기초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위의 연장선으로 요즘은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채용하고 온보딩 하고 있어요. 온보딩은 보이스루의 자막 제작 원칙과 가이드라인에 대해 교육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개발한 ‘좋은 자막’에 대한 원칙은 결국 작업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작업자의 손을 거치더라도 좋은 자막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자의 실수로 인해 자막 퀄리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소통하면서
해결책을 다양하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업무 계획과 향후 커리어 목표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올해의 업무는 자막싱크QM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들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제 포지션은 결점이 없는(zero defect) 양질의 원어 자막을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타이핑/싱크 퀄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이핑/싱크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언어별이나 장르별로 추가로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될 것 같아요.
그리고 토투스(totus) 플랫폼이 새롭게 도입될 예정인데요, 그 시기에 맞춰서 프리랜서 작업자 온보딩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교육하고 소통하는 방법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핑/싱크 작업의 일부를 기술로 풀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싶어요. 커리어 목표보다는 커리어의 방향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원어 자막은 가이드라인이 오롯이 반영되어 만들어졌을 때 결점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즉, 누가 만들어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 결과가 나올 수 있어야 해요.
이런 자막을 만들려면 결국 기술의 도움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 기간 단축이나 원가 절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기계가 원어 자막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이나 텍스트 인식 기술 등을 원어 자막을 만들 때 적용할 수 있을지,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다른 분들과 같이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싶어요.
어려운 기술이라는 걸 알지만요. 제가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커리어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면, 그 언젠가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둬야 할 것 같아요.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레벨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일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자막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어요.문화 콘텐츠 번역 기술기업 보이스루는 콘텐츠 번역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수많은 구성원과 외부 프리랜서 작업자들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상 콘텐츠들의 원어 자막 퀄리티를 책임지고 계신 구성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보이스루 자막싱크QM 김민정입니다. 회사 밖에서는 자막퀄리티매니저(Subtitle Quality Manager)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
저는 영상 번역 자막의 기초가 되는 원어 자막의 퀄리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보이스루에서 일한 지 4개월 되어갑니다.
영상 싱크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 보이스루 영상 싱크 퀄리티 매니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제가 하는 일을 건축에 비유하면 건축물을 쌓아 올리기 전에 기초를 튼튼하게 만드는 일과 비슷해요.
한국어로 된 영상에 다른 언어 자막을 붙이는 과정을 예로 들어볼게요. 번역 자막을 만들려면 한글로 된 자막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좋은 번역 자막을 만들려면 그냥 한글 자막이 아니라 양질의 한글 자막이 필요해요.
한글 자막을 대충 만들게 되면 영상에서는 사람이 말을 하는데 자막이 등장하지 않거나, 말한 내용과는 다르게 번역된 자막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질의 한글 자막이 만들어지도록 그 퀄리티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막이 등장하도록 자막 타임코드(Time Code)를 관리하고 가독성 좋은 자막을 만들 수 있도록 오탈자 등을 관리합니다.
이외에도 좋은 기초 자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까다로운 조건들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한영 번역을 예로 들었지만 보이스루는 원어가 한글인 자막 이외에도 영어나 일본어인 자막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일을 통틀어서 원어 자막의 싱크 퀄리티를 관리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막싱크 퀄리티 매니저 업무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 길로 들어선 건 아주 우연이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하루빨리 책이 나오길 꿈꾸며 하루에 여덟 시간 넘게 글만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책을 쓰는 기간이 길어지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프리랜서 채용 공고를 발견했고, 면접을 본 날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영상 번역 자막 업무의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했어요.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한글 자막을 만들고 다국어로 번역해서 감수하고 납품하는 일을 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아서 자막 번역 과정 전체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반복적인 일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자막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어요.
책처럼 구조와 형식이 있는데, 텍스트가 화면에 출력되는 시간을 설정해서 글이 흘러가도록 하니까요.
게다가 자막은 출력될 수 있는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책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전달해야 할 정보만 담고 있어요.
또한, 외국인들은 자막으로 영상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영상을 가리고 자막만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장면이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아야 하고요.
어떻게 보면 꽤 까다로운 일이지만 저에게는 가벼운 창작으로 느껴졌어요. 긴 시간 공을 들여 책 한 권이 나올까 말까 하는 일과 대비되어 보였거든요.
제가 만든 자막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이 묘했어요. 노력의 결과물이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게 신기했습니다.
새롭게 자막이 만들어질 때마다 글 한 편을 낸 것 같은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책과 비교하면서 좋은 자막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고요.
저는 그렇게 자막을 만드는 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싱크 퀄리티 때문에 꽤 고민하던 날들이었습니다. 한글 자막에 번역을 입히면 싱크가 틀어지는 현상이 가끔 발생했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니 다양한 언어를 아우를 수 있는, 출력 시간이 적절한 원어 자막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적절한 수준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자막 길이를 짧게도 해보고 길게도 해보고 번역 이후에 싱크를 맞춰보기도 했어요.
그런 시간이 쌓이자 고민하던 것들을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보고 싶었고, 마침 자막의 싱크 퀄리티를 관리해줄 사람을 찾고 있던 보이스루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자막싱크QM이라는 내부 담당자도 있고 영상 싱크를 작업하는 외부 프리랜서도 있는데 각 업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간략하게 설명하면 내부 담당자는 어떤 자막을 만들지를 기획하고, 외부 프리랜서는 그것을 실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자막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게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자막싱크QM은 좋은 자막이 무엇인지 보이스루의 입장에서 고민합니다.
그리고 좋은 자막의 기준을 만든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작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교육합니다.
이 모든 일은 결국 보이스루가 만드는 모든 자막이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지도록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프리랜서 작업자들은 직접 자막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작업자는 영상에 나오는 음성이나 화면 텍스트를 자막 안에 타이핑한 뒤, 자막의 출력 타이밍을 맞춥니다.
이때 프리랜서 작업자는 좋은 자막이 만들어지도록 자막싱크QM이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막을 만들게 됩니다.
업무의 차이는 있지만 저와 프리랜서 작업자들은 좋은 자막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영상 싱크 프리랜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자격요건이 필요한지도 궁금해요.
프리랜서 번역가 작업 플랫폼인 토투스(totus)에서 영상 타이핑/싱크 프리랜서로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테스트를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타이핑/싱크 테스트는 제시된 영상을 보고 보이스루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어 자막을 만들 수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자막에 대사와 화면 텍스트를 타이핑하고 자막 싱크를 맞춘 후 제출하면 됩니다.
타이핑/싱크 프리랜서가 되면 토투스 에디터 링크로 접속하여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PC나 노트북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좋은 자막의 요건을 담고 있는 만큼, 이를 온전히 반영하여 자막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꼼꼼하신 분, 말을 의미 단위로 적절하게 묶을 수 있는 센스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환영합니다.
https://totus.pro/opportunity
보이스루 면접 경험과 아직 얼마되지 않았지만 근무 경험이 어떠신지 궁금해요.
‘보이스루 면접’하면 새해 첫째 주, 눈이 내리던 면접 날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면접은 바깥 날씨와는 다른 온도였던 것 같아요.
첫 번째 질문이 이거였어요. “혹시 보이스루나 자막싱크QM 업무에 대해 궁금하신 게 있나요?” 정말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어요.
질문하라는 질문은 면접 마지막에 받을 줄 알았거든요. 그 뒤로도 질문과 답변 형식의 면접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한 사람은 처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면접이었어요.
면접이 진행될수록 이곳에서 일하면 나도 회사도 둘 다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건물 난방이 강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덕분에 제 기억에는 열정적인(?) 면접으로 남아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는 동료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는데,
유능한 동료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후 보이스루에 입사해보니 정말 그랬어요. 동료들을 보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멋진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동료들을 볼 때 그랬어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어느새 여기저기서 나타나시더라고요.
그런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 분위기도 굉장히 훈훈해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논의하고,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모두가 협력하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가 개인도 회사도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 같습니다.
보이스루에 합류하신 후, 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 오고 계신가요?
저는 보이스루에 합류한 이후로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그것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일에 집중해왔어요.
제가 합류하기 전에도 보이스루에는 자막에 대한 기준이 있었습니다. 다만 깊숙이 내재화되어있어서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준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는 그 기준을 찾아낸 다음 제가 연구했던 좋은 자막의 요건을 더하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자막 제작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어요. 지금은 이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나 프리랜서 작업자들,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보이스루만의 기준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 소통의 시작이자 좋은 자막을 만드는 기초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위의 연장선으로 요즘은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채용하고 온보딩 하고 있어요. 온보딩은 보이스루의 자막 제작 원칙과 가이드라인에 대해 교육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개발한 ‘좋은 자막’에 대한 원칙은 결국 작업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작업자의 손을 거치더라도 좋은 자막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자의 실수로 인해 자막 퀄리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소통하면서
해결책을 다양하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업무 계획과 향후 커리어 목표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올해의 업무는 자막싱크QM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들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제 포지션은 결점이 없는(zero defect) 양질의 원어 자막을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타이핑/싱크 퀄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이핑/싱크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언어별이나 장르별로 추가로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될 것 같아요.
그리고 토투스(totus) 플랫폼이 새롭게 도입될 예정인데요, 그 시기에 맞춰서 프리랜서 작업자 온보딩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프리랜서 작업자들을 교육하고 소통하는 방법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핑/싱크 작업의 일부를 기술로 풀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싶어요. 커리어 목표보다는 커리어의 방향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원어 자막은 가이드라인이 오롯이 반영되어 만들어졌을 때 결점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즉, 누가 만들어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 결과가 나올 수 있어야 해요.
이런 자막을 만들려면 결국 기술의 도움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 기간 단축이나 원가 절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기계가 원어 자막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이나 텍스트 인식 기술 등을 원어 자막을 만들 때 적용할 수 있을지,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다른 분들과 같이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싶어요.
어려운 기술이라는 걸 알지만요. 제가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커리어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면, 그 언젠가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둬야 할 것 같아요.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레벨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