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루(VOITHRU) '목소리는 통한다'... 스타트업이 3년만에 영상 콘텐츠 업계를 휩쓴 비결

MCB
2021-09-01



대학 4학년 때 청각장애 친구 돕다 창업
영상번역의 새 패러다임 ‘자메이크’ 론칭

핵심기술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빠르게’
1,000명 넘는 크리에이터 고객사로 보유
영상 콘텐츠 시대 ‘자막·번역 1등 노려’


영상자막 솔루션 스타트업 ‘보이스루(VOITHRU)’는 2017년 이상헌 대표(사진)가 대학 4학년 재학 중에 창업했다. 청각장애인 친구를 돕다 영감을 받았다. 청각장애인에겐 온라인 영상 콘텐츠도 자막이 없으면 소용이 없었다. 온·오프라인 접근성을 높일 방법은 없을까, 외국어 번역을 더 빠르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대표의 물음은 비단 청각장애인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고 노래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누구나 카메라 앞에 기꺼이 얼굴을 내밀고 자신의 주장이나 삶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영상 콘텐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자막이기에 이 대표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완성된 자막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창업 만 3년, 내로라하는 매체사와 개인 방송인, 웹툰·웹소설,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등 1,0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보이스루의 고객사가 됐다.

 

영상자막 솔루션은 보이스루의 기술력만큼 빠르게 전세계로 뻗어나갔고 ‘번역맛집’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기에? 거기다 저렴하기까지…. 보이스루는 어떻게 단기간에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달 초, 이 대표에게 인터뷰 질의서를 보냈다.

 

-만 3년 만에 전 세계인이 두루 쓰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보이스루는 2017년 음성인식 기술로 청각장애인을 도우려 시작한 기업이다. 당시 청각장애인에겐 오프라인 강연장과 온라인 강의 모두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서 이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려 했다. 사명도 ‘목소리가 통한다(Voice-Through)’의 축약인 VOITHRU로 정했다. 2018년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핵심기술에 번역을 덧붙여 영상번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자메이크(JAMAKE)’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문화콘텐츠 전반을 끊임없이 연결(end-to-end)하며 고객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자평한다.”

 

-코로나19가 앞당긴 ‘영상의 시대’는 가히 폭발적이다. 영상 콘텐츠 속 자막의 중요성,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하루의 처음부터 끝까지 콘텐츠와 함께한다. 꼬마아이도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고, 고된 하루를 마치고 빛이 나는 작은 화면으로 무엇이든 들여다보다 자곤 한다. 코로나로 인해 얼굴을 맞대는 기회는 적어졌지만, 콘텐츠는 오히려 날개를 달았다.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의 영역은 더 넓어졌고 속도도 빨라졌다. 이전에는 영어로 된 콘텐츠를 찾아 온전히 이해하며 보는 게 힘든 일이었지만, 이제 영어는 당연하고, 스페인어, 불어로 된 콘텐츠마저 쉽고 빠르게 찾아 즐길 수 있다. 한국의 콘텐츠도 글로벌에 닿기가 더 쉬워졌다. 콘텐츠를 향유하는 것만 그런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기도 쉬워졌다. 누구나 손에 들린 전자기기로 영상을 찍거나 글을 쓸 수 있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소통하기 쉬워진 지금, 소통의 처음과 끝에는 결국 언어가 빠질 수 없다. 물론 언어 자체를 잘 모르더라도 상황으로, 표정으로, 어조 등으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내용, 미묘한 뉘앙스 등 자세한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하는 건 언어다. 서로 익숙한 언어가 다를 때, 혹은 소통이 잦아질 때 번역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커진다. 언어의 문제가 해결되면, 문화 콘텐츠는 누구나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보이스루는 ‘번역 맛집’으로 유명하다. 여기엔 대표님의 콘텐츠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우선 ‘자메이크’라는 AI 자막 시스템에서 영상의 음성을 인식해 한글 자막을 만들면, 국내외 통번역가들이 외국어로 번역하는 구조다.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다소 낯선 게 사실이다.

“‘AI 기반’이라는 표현의 진실은 이렇다. 자메이크의 AI는 번역가들이 일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면 자막이 필요한 부분만 추출한다든지, 자동으로 오타를 고치는 등 사람이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자잘한 실수를 잡아낸다. 이런 작업을 AI가 진행한다. 더불어 번역가들이 영상번역을 더 수월하게 하고 편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에디터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번역가들이 최대한 번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번역의 질은 유지하되 빠른 시간 안에 번역물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한다.”

 

-외국어 통·번역의 경우 고급인력으로,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보이스루는 국내외 통·번역가 1,500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어떤 식으로 참여하고 있나.

“우선 언어별로 시험을 본다. 합격률은 1% 내외다. 합격자들은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전업으로 보이스루 번역을 맡기도 한다. 상위 5%의 번역가들은 월 700만 원 이상을 벌기도 한다.”

 

-보이스루는 누가 쓰고 있나.

“총 1,053명의 크리에이터와 함께 하고 있다. DIA TV, SANDBOX, COLLAB, TREASURE HUNTER, LEFERI, DMIL 등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분야, 츄더(구독자수 145만), 해그린달(210만), 수리노을(200만), 동네놈들(136만) 등 개인 유튜버도 고객사다. 이밖에 KBS, MBC, SBS, JTBC, CJ ENM, 연합뉴스 등 영상기업과 웹툰·웹소설 안전가옥, 리디북스, 코핀커뮤니케이젼스, 디앤씨웹툰비즈 등이 우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께서는 영상자막의 트렌드를 강조해왔다. 예컨대 해외 이용자들의 경우 한국의 연예인이 등장하는 K-팝, K-뷰티 콘텐츠에 주목하다 최근엔 한국의 일반인 브이로그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현상을 잡아냈다. 영상자막의 트렌드라면 기술적인 부분과 콘텐츠 자체의 트렌드도 있을 텐데.

“콘텐츠의 글로벌화 트렌드를 봐야 한다. ‘먹방’은 전 세계에서 두루 쓰는 용어가 됐고, 한국인 개개인의 생활을 보여주는 브이로그(vlog)도 전 세계인이 소비한다. 한국 웹툰, 웹소설은 전세계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되고, 빅히트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는 94%가 해외 시청자일 정도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영상·플랫폼들은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콘텐츠 TOP10에 한국 드라마 ‘스위트홈’이 들어간 사실만 봐도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번역 추세를 꼽는다면 이처럼 다양한 장르, 다양한 포맷,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에서 번역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빠르게’ 보이스루 영상자막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걸 누구나 할 수 있다면, 이미 많은 이들이 이뤄냈을 것이다. 보이스루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번역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번역은 너무 어렵다. 번역 언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번역이 잘 된 건지, 이 금액에 이 퀄리티의 번역이 적당한 것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뚜렷한 기준 없이 오로지 번역을 제공하는 이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럼 번역을 하는 사람들에겐 쉽고 편하냐, 그런 것도 아니다. 난이도도 높고 실수하기도 쉽다. 특히 문화 콘텐츠는 뉘앙스 하나에 모든 내용이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고, 시리즈물 같은 경우는 호흡 자체가 길다 보니 일관된 번역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한 번 번역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뜻이 온전히 전달되는 번역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까지만 해도 엄청난 공력이 드는데 최근엔 번역 이외의 작업도 늘었다. 영상의 경우 번역자막이 알맞은 타이밍에 나오기 위해 타임코드를 신경 써야 하고, 웹툰은 이미지까지 챙겨야 하는 식자작업(植字作業)이 있다. 그래서 보이스루는 그 누구도 쉽지 않은 번역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이 되려 한다. 보이스루만이 문화 콘텐츠 번역의 새로운 기준이 되려 노력하고, 번역가들의 작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기술투자를 동시에 진행한다.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번역을 잘 파악해 센스 있게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만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회의, 전시, 관광, 이벤트 등 비즈니스 미팅·이벤트를 망라하는 마이스(MICE)산업에서도 영상자막의 중요성은 두말 할 것 없다. 최근 비대면 행사가 크게 늘면서 국제회의나 국제이벤트에 외국어 영상자막은 필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는 동시통역을 주로 활용하지만, 사후 편집 영상이나 디지털 사이니지(옥외·실내 홍보물) 등 마이스산업 전반에 보이스루의 기술이 널리 알려진다면 시장성, 경쟁력을 무시 못 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마이스산업에서 영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보이스루 또한 지난해 한국MICE협회,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등 협회사 가입을 시작으로, 올해 서울마이스얼라이언스(SMA) 등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마이스 영상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수의 마이스 기업들과 협력(MOU)해 마이스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영상자막 분야에선 보이스루가 빠른 스피드와 퀄리티로 자막을 제공하는 선두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이스 분야에도 자막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6월 NextRise컨퍼런스 사후 영상자막, ComeUp 2020~2021 컨퍼런스 자막, KME(Korea MICE Expo) 2020 영상, P4G 컨퍼런스 영상 등에 자막을 공급했다. 보이스루의 경쟁력은 빠른 시간 안에 긴밀한 소통을 통한 자막전문가 풀(pool)에서 전문 자막제작가를 바로 매칭한 후, 섬세한 관리 아래 고객사에 최적의 결과물을 납품하는 시스템과 경험에 있다. 자막 제작 이후 검수와 고객사 피드백까지 ‘all-in-one’으로 자막을 제공하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스산업에서 언어의 국경을 최소화하는 조력자로 꾸준히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SMA와 서울관광재단에 기대하는 게 있다면.

“SMA·서울관광재단과 새로운 네트워킹을 통해, 관광·마이스 기업들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고, 업계 이해도를 높이려 한다. 물론 유튜브 자막과 OTT 등 영상플랫폼, 웹툰·웹소설 위주의 콘텐츠 플랫폼의 번역과 자막을 주로 서비스하는 보이스루에게 관광·마이스 산업군이 아직은 익숙지 않은 분야이긴 하다. 하지만 긴밀한 협력과 커뮤니티 소통을 통해 마이스산업의 이해도를 넓혀나갈 것이다. 역으로 보이스루도 마이스산업에 콘텐츠 자막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끝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으면서 수많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이 제약받고 있다. 재단 관계사들 혹은 SMA 회원사들이 해외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 가장 필요한 게 ‘외국어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고 본다. 문서번역, 영상자막 제작 등에 궁금한 게 있으면 보이스루에 언제든 문의를 달라. 더불어 보이스루가 서울관광재단과 협력하며 시너지를 내는 모습도 지켜봐 주시라.”


출처: https://korean.miceseoul.com/smanews/view?newsSn=884